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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고나가게
-강여빈
전봇대 집 방 한 칸에 달 세 살던 조조네
달고나 가게 차렸다
연탄에 불을 지피고 땅거미가 질 때까지
달고나를 끓이면
조조네 아들 주머니에서는 동전 소리가 났다
절음발이 아들은
새 달 북두칠성도 찍어 철 팬에 올렸다
새나 별을 바늘로 촘촘히 발라내면
조조네 아들은 이내 설탕에 소다를 넣고
국자로 저어 냈다
구수한 냄새에
설탕이 끓으면
철 팬 에선 북두칠성이 빛나며 떠올랐다
나는 한 번도
달고나 속에 박힌 북두칠성을 떼어내지 못하고
부서트렸다
그럴 때 조조네 아들은 히죽 웃었다
나는 부서진 조각들을 이어 붙이며
미끄럼틀 위에서 훨훨 날려 보냈다
늘 술래의 편이 되어
양 눈을 꼭꼭 감겨주던 전봇대도
킁킁 거리며
늘 달고나 노점 가게에 코를 걸쳤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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