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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아노를 켜다
*강여빈
그늘을 드리우던 나무 한 채
가문과 뼈대로 백 년을 누린다는 야마하가
간절한 손끝에 끌려왔다
정성을 기울여 뚜껑을 걷어내자
백옥처럼 하얀 뼈가 튕겨 나왔다
그 여린 살을 찢고 쏟아져 나오는 선율
버드나무 이파리처럼 파릇하다
창가에 붙이니 볕이 들고
저 하얀 뼈를 주무를 때마다
새가 날아들고
저 뼈 들
아름드리 정원을 세우고 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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